소개
"Shape of Water"는 감독 길모 델 토로가 연출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영화입니다. 이 감독은 전에 소개드렸던 판의 미로의 감독으로 2006년 개봉한 판의 미로는 델토로 감독의 어른의 동화라는 특유의 분위기의 정점을 찍으며 그를 거장의 위치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Shape of water' 또한 이전에 소개드린 판의 미로처럼 동화 같은 사랑이야기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세계의 냉혹함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분위기가 마냥 가볍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는 아닙니다. 장르는 판타지 로맨스이지만 남자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라는 점 외에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남자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양서류의 괴생명체라는 것은 영화의 판타지적인 면모를 크게 부각하기보다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사이에서 일종의 장애물처럼 작용하며 이러한 종족 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이루어지는 사랑의 특별함을 묘사하는데 더 비중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족의 차이는 두 남녀의 감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에서도 둘의 사랑을 이어가게 하는데 여러 방해를 하게 됩니다.
등장인물
이 영화의 장르는 로맨스 판타지로 사랑을 하게 되는 두 남녀 등장인물들이 주인공 입니다.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현실적인 장애물이 영화의 흥미를 북돋아 주기 위해서 등장하게 됩니다.
1. 엘리사 에스포지토 (Elisa Esposito) - 영화의 주인공으로, 청소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현실의 고단함에 많이 시달립니다. 그녀의 집은 작은 아파트이고 매일 아침 일어나는 시간, 먹는 음식, 하는 일들은 매일 다르지 않고 그녀의 일상은 틀에 갇혀 버린 지 오래입니다. 더군다나 그녀는 말 또한 하지 못하는 언어 장애인으로 가슴속에 담긴 여러 감정과 말들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 삶의 어느 날 그녀는 수중 생물과 독특하고 강렬한 만남을 갖게 되고, 그에게서 인간적인 감정을 발견하게 됩니다.
2. 수중 생물 (The Amphibian Man) - 엘리사가 만난 수중 생물로, 인간과 유사한 외모를 가진 신비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의 피부나 얼굴, 물에서 사는 점을 보면 그는 분명히 인간이 아니고 오히려 동물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나 그는 놀라운 지능과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엘리사와의 특별한 유대 관계를 형성합니다.
3. 리처드 스트릭랜드 (Richard Strickland) - 엘리사가 일하는 곳의 직원이자 그녀의 상사이고 정부 요원으로, 수중 생물을 연구하고 격리하는 데 관여합니다. 그는 이 생물에게 인간적인 느낌을 갖는 여주인공 엘리사와는 다르게 이를 단지 무자비한 실험 대상으로만 여기며, 엘리사와의 갈등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줄거리
1960년대 중반, 미국. 여자 주인공 엘리사 에스포지토는 조그만 아파트에서 매일이 똑같은 단조로운 생활을 살아가는 한 청소부입니다. 그녀는 언어 장애인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고 있지만 사랑과 연인을 가지고 싶다는 꿈을 항상 품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청소하는 직장의 고립된 실험실에서 수중 생물을 발견합니다. 이 생물은 비록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과 유사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엘리사는 이 생물과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유대를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평소 이야기할 사람이 적던 그녀는 이 생물을 가르치고 이해하는 것에 열중하며, 이 생물에게 자신의 꿈과 소망, 그리고 사랑을 전하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그에게 전해지면서 이들의 관계는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 존중하는 것에 기반하여 점차적으로 연인의 사랑으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 생물을 연구하고 실험하기 위해 그를 고립시키고 감시합니다. 그에게 가해지는 여러가지 불합리한 처사를 지켜볼 수 없던 엘리사와 그녀의 동료들은 갇혀있는 그를 구출하고 자유롭게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과연 이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평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판의 미로 이후로 또 다른 훌륭한 성인들을 위한 동화를 만들었다는 평이 많다. 판의 미로와 달리 비교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작품으로 보이고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부분도 많지만 판의 미로에서 보이는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복잡한 미국을 배경으로 마찬가지로 펼쳐진다.
이 영화는 단순히 괴물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21세기에도 여전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 차별이 중심 주제이다. 앞서 소개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남자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이들의 사랑이 더 멋있고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보다는 둘의 관계에 있어 장애물로 작용한다. 여자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남자 주인공을 멋있게 구해줄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 단지 청소부일 뿐이며 남자 주인공도 그런 여자 주인공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주는 왕자님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남자 주인공이 사회적 차별을 받는 소수자들을 대변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남녀 주인공 모두 사회의 차별을 받는 소수자들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이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중반 미국이기 때문에 단순히 성적인 차별이 아닌 흑인, 여성, 장애인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도 많이 나온다. 이러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사랑 이야기로 영화가 비치지 않으며 판의 미로와 비교했을 때 우울하고 비극적인 요소는 더 적지만 현실적인 차별과 차가운 시선이 영화에 전반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 자체는 가볍지 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