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판의 미로'는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과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로 다크 한 분위기 특징인 판타지 영화입니다. 2006년에 개봉되었으며 약 120분의 상영시간으로 다소 긴 편이지만 델 토로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불리는 만큼 한번쯤은 꼭 보시길 권유드릴 만한 영화입니다. 1944년 남북전쟁 이후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암울하고 살기 어려웠던 그때 당시 현실 세계와 동화 속에서만 보던 신화들이 으스스한 분위기로 조화롭게 엮여있습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장르를 따지자면 판타지이지만 여타 다른 영화처럼 마냥 밝은 분위기의 영화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주인공과 요정들이 등장하는 점은 여타 동화와 같지만 이 동화의 아름다움에 호러에 가까울 정도의 잔혹성이 함께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영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 가능 등급을 받았습니다. 스페인 내전 직후의 어두운 실상이 드러나는 점에서 전쟁영화로 볼 수도 있으나 판타지적인 배경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Del Toro의 독특한 요정이나 괴물 디자인과 디테일을 살린 그의 표현력은 판타지 장르인 이 영화의 몰입감 있고 초자연적인 분위기에 기여합니다. 평소 신화 속 신비로운 존재들이 나오는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면서 마냥 밝기만 한 영화는 싫은 어른들에게 추천드릴만한 영화입니다.
등장인물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펠리아(Ofelia, Ivana Baquero): 영화의 주인공 오필리아는 잔인한 양아버지인 캡틴 비달과 함께 살기 위해 임신한 엄마와 함께 이사하는 순수한 소녀입니다. 그저 평범했던 그녀는 이사가게 된 집 근처에서 신비한 미로를 발견하고 판이라는 요정의 안내에 따라 환상적인 세계로 이끌려 마법의 생물을 만나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비달 선장(Captain Vidal, Sergi López): 오필리아의 양아버지입니다. 영화에서 오필리아의 적대자로 그려진 비달 선장은 남북전쟁 이후 스페인에서 저항군을 진압하는 임무를 맡은 무자비하고 권위주의적인 군 장교입니다. 그는 냉정하고 계산적이며 공감 능력이 전혀 없으며 자신의 야망과 프랑코 정권의 성공을 우선하며 영화 전반에서 오필리아를 위협합니다.
메르세데스(Mercedes, Maribel Verdú): 메르세데스는 비달 선장의 집 가정부이지만 그녀는 비밀리에 반파시스트 반군에 동조하고 있다. 그녀는 오펠리아와 긴밀한 유대를 형성하고 모성이 고픈 그녀의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하며 비달의 잔인함으로부터 소녀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판(The Faun, Doug Jones): 미궁에서 오필리아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신비한 생물인 판은 환생한 지하 세계의 공주로서 그녀의 정체성을 증명할 일련의 임무를 그녀에게 제시합니다. 그는 오필리아에게 이런저런 임무에 도움이 될 요소들을 제시하지만 그의 수수께끼 같은 성격은 과연 그가 오필리아의 진정한 아군인지를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의심하게 합니다.
창백한 남자(The Pale Man, Doug Jones): 아마 판의 미로라는 영화를 떠올렸을 때 여자 주인공보다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 일 것입니다. 오필리아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마주친 기괴하고 무서운 생물인 창백한 남자는 손바닥에 눈이 있는 창백한 피부의 인간형입니다. 그는 자신의 식탁에 인간의 욕심을 자극하는 것들을 진열해 놓고 그를 탐내는 자들에게 벌을 내리는 역할로 탐욕, 폭식, 유혹에 굴복한 결과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판의 미로"의 중심인물 중 일부에 불과하며, 그 밖에도 다양한 신화적 존재들과 오필리아 주변의 인물들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줄거리
영화는 임산부 카르멘이 딸 오필리아와 함께 새 남편 비달 대위와 함께 살기 위해 여행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비달 선장은 내전 후 스페인의 산에서 반파시스트 반군을 뿌리 뽑는 임무를 맡은 잔인하고 권위적인 군 장교로 오필리아의 양아버지가 됩니다. 그러던 중 오펠리아는 새 집 주변을 탐험하면서 고대 미로를 발견합니다. 자신을 요정이라고 주장하는 판이 그녀를 찾아와 오필리아 자신이 지하세계의 공주 모아나의 환생이라고 말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고 왕좌를 되찾기 위해 세 가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영화의 분위기는 음산하고 판이 제시하는 임무들은 어린 소녀 오필리아가 수행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위험한 일들로 보입니다. 임무의 대상은 그녀가 지금껏 만나보지 못 한 괴물들과 요정들입니다. 그리고 그 괴물들은 그녀에게 마냥 호의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도와주겠다고 판은 도움을 줄 힌트를 제공하지만 과연 오필리아를 진정 도와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오필리아를 함정에 빠지게 할 악마의 속삭임인지 계속 의심스러운 분위기가 지속됩니다.
한편 현실세계에서 오필리아는 가사도우미 메르세데스와 친해지게 됩니다. 그녀는 비달의 잔인함으로부터 오필리아를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저항군에 중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반군의 숨은 도우미입니다. 그 와중에 양아버지인 비달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들에 점점 더 집착하게 되면서 아내나 의붓딸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필리아를 불안하게 합니다. 이런 현실 세계의 불안한 상황은 오필리아를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판이 이끄는 세계로 점점 더 나아가게 만듭니다.
이상으로 판의 미로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환상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면서도 그저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는 질리신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