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리움의 뜻과 소개
"비바리움(Vivarium)"은 Netflix에서 시청할 수 있는 Lorcan Finnegan이 감독의 SF 스릴러 작품으로, 2019년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었고 2020년에 정식으로 개봉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97분으로 상영시간이 긴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의 제목인 비바리움(Vivarium)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물과 식물을 가두어 사육하는 공간을 일컫습니다. 특정한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 조건을 작은 규모로 만들어 작은 생태계처럼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마치 인공적으로 조성된 사육 공간처럼 같은 집과 도로가 끝없이 이어져 있는 공간에 한 젊은 커플이 도착하고 비바리움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것처럼 이 젊은 커플도 이곳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방법을 알 수 없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 비바리움은 한없이 넓은 공간 같지만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 영화로 볼 수 있습니다.
줄거리
톰(Jesse Eisenberg)과 젬마(Imogen Poots)는 첫 번째 집을 찾고 있는 젊은 부부입니다. 그들은 좋은 집을 사고 싶지만 수리기사인 톰과 학교 선생님인 젬마에게는 충분한 예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적은 돈으로 좋은 집을 사고자 여러 부동산을 매일 헤매게 됩니다. 그렇게 매일 찾아다니던 중에 마틴(Martin)이라는 이상한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게 되고, 마틴은 그들에게 욘더라는 새로운 주택 개발지를 소개합니다. 듣기에는 새로 개발된 지역이고 살기에 매우 좋을 것 같은데 수상하게 가격이 저렴합니다. 톰과 젬마 부부는 조금은 의심스럽지만 어차피 구경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쉽게 마틴이라는 부동사 중개인을 따라나서서 욘더에 도착합니다. 이 욘더라는 동네는 이상할 정도로 깨끗하고 어딜 보아도 풍경이 똑같으며, 똑같은 집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런데 그 넓은 동네에 사람이라곤 단 한 명도 없는 걸 보고 톰과 젬마는 이상함을 느낍니다. 이에 대해 마틴에게 질문을 하려고 하니 마틴은 물론, 그가 타고 온 차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황입니다. 무언가 수상함을 느낀 이들은 차를 몰고 욘더를 나가보려 하지만 계속 빙글빙글 돌아서 같은 지역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그렇게 지쳐서 포기하던 중에 그들이 있는 집으로 상자가 배달되는데, 상자를 열어보니 태어나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아가 있었고, 상자 옆면에는 '아이를 기르면 너는 풀려날 것이다(Raise the boy and You will be released)'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를 무사히 기르게 되면 부부는 이 욘더라는 곳을 나가게 될 수 있을까요?
감상 포인트
1. 흥미로운 전제: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교외 지역에 갇혀 있다는 개념은 이 영화의 본질이며 처음부터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습니다. 영화는 함정, 고립, 미지의 것에 대한 보편적인 두려움을 활용하여 인간의 본능적인 수준에서 시청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2. 서스펜스 넘치는 분위기: 영화 전반에 걸쳐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효과적으로 구축하여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고립된 공간은 욘더의 깔끔하지만 으스스한 분위기와 벗어날 수 없다는 밀실 공포는 시청자들에게 답답함과 불안감을 조성하여 시청자를 이야기 속으로 더 깊이 끌어들입니다.
3. 인상적인 연기: Imogen Poots와 Jesse Eisenberg는 이야기의 흐름을 잡고 캐릭터에 깊이를 더하는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입니다. 광기와 절망에 빠지는 젬마와 톰의 묘사는 그들의 곤경에 대한 공감을 느끼게 하면서 과연 이들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4. 초현실적인 비주얼: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Younder의 비주얼과 영화 촬영법은 이 밀실 세계에 관객을 몰입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깔끔하고 정돈되어 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지나칠 정도로 무미건조하고 획일적인 교외 지역의 미학은 악몽 같은 요소를 이루며 시청자의 마음 속에 이러한 세계에 갇힐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선사합니다.
5. 이중적인 결말: 영화의 모호한 결말은 해석과 추측의 여지를 남겨두고 관객이 욘더의 본질과 그곳 주민들의 운명에 대해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개방성은 열린 결말을 싫어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찜찜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뫼비우스의 띠 처럼 확고한 흐름을 짐작할 수 있게 하여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주인공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밀실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해피 엔딩만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피해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