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감의 의미
인간으로서 우리 삶의 여정은 시간의 흐름과 떼어놓을 수 없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 신체와 정신에 피할 수 없는 노화 과정이 찾아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성찰은 단순히 몸이 늙어간다는 생물학적 과정을 넘어서 정신적으로도 시간의 변화에 따라 성숙해간다는 점에서 우리가 언젠가 한번은 꼭 고찰해 보면 좋을 주제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신체적인 변화와 더불어 정서적 성장, 관점의 변화로 특징지어지는 다면적인 변화입니다. 신체적으로 노화는 우리 몸의 점진적인 쇠락을 의미합니다. 젊었던 시절의 활력이 그 동안의 경험에서 오는 삶의 지혜에 자리를 내주기 때문입니다. 피부의 주름짐이나 머리칼의 색이 바래는 것, 그리고 어느 새 하나 둘 아프기 시작하는 신체는 외면하고 싶어도 어느새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노화의 상징입니다.
감정적으로 노화는 개개인에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시간이 쌓이면서 우리는 자신이 스스로 겪어온 경험과 다른사람과 관계에서 얻는 상호 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자신과 자신을 둘러 싼 주변 세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데 이 과정과 결과가 모두에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화와 시간의 흐름으로 모두 뭉뚱그릴 수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과거에 대한 향수, 미래에 대한 기대, 현재 순간에 대한 깊은 감사가 어우러져 긍정적인 노화가 될 수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현재 순간에 대한 원망과 절망이 점철된 노화가 될 수 도 있습니다. 이 점이 우리가 그저 시간을 흘려 보내 노화되는 것이 아닌 뜻깊은 시간을 가져야 하는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개인의 신체적, 정서적 차원을 넘어서 나이가 든다는 의미는 더 넓은 사회적, 문화적 관점을 포괄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화는 보편적 현상이며, 우리 사회를 이루는 인간 조건의 근본적인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각 개인은 위에서 설명드렸 듯이 저마다의 노화를 겪는데 이런 노화들이 사회에서 섞임으로서 그 사회에 나아갈 방향을 그려내는 것입니다.
이렇듯 나이가 들어감, 노화라는 것은 단순이 시간이 흘러감의 의미가 아니고 한번 쯤은 고찰을 해봐야 할 대상입니다.
이번에는 이 시간에 따른 노화라는 것을 소재로 한 영화 <올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올드>
영화 <올드>는 M. Night Shyamalan 감독의 작품으로 심리 스릴러 영화힙니다. 2021년 개봉하였으며 시간과 노화 이에 따른 인간 정신의 변화를 소재로 만들어졌는데요, 제가 느끼기에는 이 소재도 그렇고 영화에서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12세 관람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어린 아이와 시청할 때는 다소 주의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줄거리를 살펴 보겠습니다
"Old"의 이야기는 한 무리의 휴가객이 한적한 해변 천국에 도착하면서 시작됩니다. 그 중에는 부부인 가이(Guy)와 프리스카(Prisca), 두 자녀 트렌트(Trent)와 매덕스(Maddox)가 있습니다. 또한 각자 고유한 배경과 개성을 지닌 다양한 등장인물들도 휴가를 즐기러 온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해변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해변으로 밀려온 시체를 발견 함으로서 산산조각이 납니다. 그러나 이 불길한 일은 점점 더 기괴해지는 일련의 사건의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해변에 갇혀 버린 사람들은 곧 시간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시간은 몇 분처럼 느껴지고, 하루는 몇 시간처럼 느껴지며, 눈 앞에서 빠르게 노화되는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이 해변을 벗어나려고 합니다. 하지만 주변 절벽이 너무 가파르고 올라갈 수 없으며 물에 치명적인 해파리가 득실거리는 것은 물론 이곳에 온 길로 돌아가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노화라는 것은 단순히 늙어감의 의미가 아닙니다. 늙고 늙다가 사람은 결국 각자 도달하는 마지막, 죽음에 닿게 됩니다. 해변에 잠시 놀러온 여러 관광객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자신의 마지막은 언제였을지 모릅니다. 나이가 많은 노인조차도 십 수년 뒤를 생각했을테도 그보다 나이가 어린 중년은 아직 훨씬 멀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물며 이제 막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마 생각도 해본적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해변에서는 그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습니다. 알 수 없는 이유에 의해서 그들의 안의 시계가 미친듯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관광객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영화 <올드>의 교훈
첫째로 영화는 삶에 대한 감사함이 중요함을 일깨워 줍니다. 이는 영화 "Old"의 핵심 교훈 중 하나로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인생을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여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등장 인물들의 급속한 노화는 시간의 덧없음을 극명하게 일깨워주며 관객이 현재 자신의 삶의 모습을 돌이켜보고 살아있을에 감사하며 나태하지 않게 삶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합니다.
두번째로는 두려움에 직면하라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맞서는 것이 개인의 성장과 회복력에 어떻게 필수적인지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의 끔찍한 현실에 직면하면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두려움은 점점 이상해지는 주변 사람들의 폭력성에서 오기도 하지만 누구나 겪는 노화라는 과정을 남들보다 너무 야속하도록 빠르게 겪어야 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는 정말 외면하고 싶은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닥친 현실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를 그저 간과하고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다음으로는 역경에 직면했을 때 수용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앞의 두번째와 비슷한 교훈일 수 있는데, 등장인물들은 피할 수 없는 노화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상황에서 그 사실 그대로를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관객들에게는 같은 종류는 아니지만 살아 가면서 겪는 삶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회복과 적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즉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려는 것뿐만아니라 이 현실 속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자세를 말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현실의 본질과 인간을 이해하는 것의 한계에 대해 질문하도록 합니다. 신비한 섬과 그 기이한 현상은 등장인물과 관객 모두에게 시간이 흘러가고 나이가 드는 노화에 대한 평소 생각을 재고하게 하며 철학적 고찰과 만약 자신이 저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소름돋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결론적으로, "Old"는 긴장감 넘치는 소재와 심오한 실존적 주제를 혼합하여 관객에게 몰입도 있고 생각을 자극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단지 스릴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로서의 가치뿐만이 아니라 강력한 교훈을 전달함을 통해서 영화는 시청자에게 영화가 끝나고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며 삶과 시간, 죽음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도록 유도합니다.